미술품 조각 투자에 대하여: 컬렉팅과 투자, 그 사이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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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 상반기 미술시장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장규모는 작년 전체 시장의 58% 수준이라고 합니다. 작년 시장 규모는 약 9천 1백억 원대로 추산되었는데요. 상반기에 이미 작년 수치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지금, 올해 미술시장 규모는 1조 원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정말 이 규모를 달성한다면, 한국 미술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1조라는 큰 기록을 세우는 건데요.

이런 수치를 견인한 강력한 시장은, 아트페어였습니다. 아트부산, 화랑미술제 등 상반기 아트페어가 작년의 두 배 이상 매출을 내며 흥행했는데요. 하반기에는 키아프, 프리즈 등 블록버스터급 아트페어가 예정되어 있어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상반기 시장의 상승세를 함께한 또 다른 미술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조각투자 시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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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시장은 2020년, 51억원 규모였는데요. 2021년에 545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31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아트페어와 비슷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작년보다 올해 더 높은 수치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여전히 미술품을 '조각'으로 소유한다는 걸 여전히 낯설게 느끼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미술품은 소장과 향유의 영역인데, 이걸 조각으로 소유하면 어떤 것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죠. 한편, 현재 조각투자 시장에 주로 참여하는 20-30세대는 이미 많은 돈을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만 원 정도의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평균 10% 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 미술품 투자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 등등. 많은 이점 때문에 미술품 조각 투자자는 점점 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조각투자 플랫폼의 시스템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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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투자 수익구조

조각투자는 미술품을 완전히 투자개념으로 접근한 수단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작품을 구매하고, 이 작품을 주식 나누듯 소유권으로 분할해 판매하죠. 향후 미술품의 가격이 상승한 후,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면, 소유권의 비율만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플랫폼에 따라 구매한 작품의 렌탈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내기도 하죠. 갤러리나 미술관 등에 작품을 빌려주고, 임대수익을 받는 방식인데요. 시세차익과 렌탈수익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조각투자 플랫폼은 수익을 창출합니다. 국내에는 대표적인 플랫폼 네 개가 있는데요. 제각기 다른 특징과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

01 테사

테사는 대표적인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입니다. 미술품의 소유권을 1/n로 분할해 1,000원 정도에 판매하죠. 이전에 뱅크시의 작품이 3분 만에,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은 4분만에 완판된 적도 있습니다. 작품마다 수익률은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20% 내외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해요. 또 작품을 실물로 볼 수 있는 갤러리도 운영하고 있고요.


02 소투

소투는 국내 1위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의 모기업, 서울옥션 블루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유권은 테사와 마찬가지로 1,000원 부터 시작하며, 예치금을 토해 구매할 수 있어요. 다만, 공동구매 개념을 적용해 참여율이 100%에 도달하지 못하면 낸 돈을 환불해주는 시스템입니다. 평균 수익률은 17%이며, 최고 수익률이 211%까지 기록한 적도 있다고 해요. 국내외 다양한 작품을 들여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03 아트앤가이드

아트앤가이드는 국내 최초로 미술품 소유권 판매를 시작한 플랫폼이에요. 구입 금액은 1만원 부터 시작합니다. 구입한 금액의 일정 부분은 포인트로 돌려주는데, 다른 작품 구매시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해요. 다만 아트앤가이드는 작품 렌탈 수익은 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매각률이 좋아서 재테크 목적으로 시작한 분들께는 아주 적합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또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는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 산업은행 등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답니다.


04 아트투게더

2022년 1월 기준, 공동구매 작품 수가 100점이 넘어간 플랫폼이에요. 소유권은 개당 1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소투와 마찬가지로 예치금을 통해 구입하죠. 렌탈 사업을 병행하고 있어, 임대수익까지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플랫폼들과 달리 전용 앱이 아직 없어 PC로만 거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들 플랫폼의 특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빠르게 커지는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은 조각투자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이 초창기 단계라 염두해야할 것들도 많습니다.

우선 분할 소유권 시스템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기업의 소유권을 나눈 ‘주식’은 법률로 인정하지만, 미술품의 분할 ‘소유권’은 법률로 인정하는 증권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 소유권은 작품 시세차익과 임대수익 등을 나누기 위한 임의적인 증명일 뿐입니다.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플랫폼에서는 온라인 권리증이나 실물 인증서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예금자보호법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최악의 경우, 플랫폼 회사가 파산하는 문제 등이 생기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고, 원금보장도 어려울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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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조각투자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미술품 투자의 핵심은 미술품을 구매해 소장하고 감상하며 느끼는 기쁨인데, 이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죠. 플랫폼에 따라 분할소유권자에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매번 찾아가 감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아트펀드와 같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기에, 작품에 대한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도 단점이고요. 

때문에 조각투자는 완전히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 수익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해당 플랫폼이 얼마나 환금성 좋은 작품을 사는지, 또 작품을 잘 팔았는지 여부도 확인해 본 후 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드려요.



Collecting T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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