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quet of Tulips © Jeff Koons
앤디 워홀 2,400 억 원, 제프 쿤스 1, 200억 원, 윌렘 드 쿠닝 854억 원... 경매가 낙찰될 때 마다 전해지는 놀라운 가격들. 우리가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 아마도 이들이 난해한 현대미술 작품이기 때문일 거예요. 현대미술은 시각적으로 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기보다, 작가의 아이디어나 철학이 중요한 작업이 많습니다. 직관적인 아름다움보다, 작품의 맥락과 기반지식이 중시되죠. 때문에 다소 독특하고 난해한 모습을 한 작품이 많은데요. 그렇다보니, 작품의 가격이 주는 충격은 더 크게 와닿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아있죠. 그런 이유 때문일까요, 우리는 유독 현대미술 작품이 잘 팔린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술시장 매출에 압도적 판매량과 판매액을 자랑하는 건 대부분 '근대' 미술작품입니다. 근대미술은, 인상주의, 입체파, 구성주의, 미래파, 초현실주의까지를 아우르는데요. 2008년부터 2013년 간 진행된 전 세계 경매 수치를 보면, 낙찰된 작품 중 43-47%가 근대미술품이었습니다. 오히려 현대미술 작품은 13-16%로 낮은 편이었죠.
(좌) 살롱전이 열리던 당시 루브르 살롱의 모습, Alexandre Jean-Baptist, 1880
(우) 대표적인 인상주의 작업인 Pierre-Auguste Renoir, La Grenouillére, 1869
근대 미술품 중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건, 인상주의입니다. 인상주의 작업은 '낙선전'을 통해 시작됐습니다. 낙선전은 국가에서 선별한 작업을 선보이는 '살롱전'에 입상하지 못한 작가들이 모여 열었던 전시인데요. 그들이 떨어진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죠. 전통적이고 아카데믹한 화풍, 사진같은 섬세한 묘사가 그 시기 잘 그린 그림의 미덕이었는데요. 낙선전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이런 기준을 부정하고, 작가의 시선으로 본 풍경, 미의 기준을 따르지 않은 인물 등 다소 낯선 작업을 선보입니다.
때문에 당시 작업들은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인상주의라는 이름도 '형태는 없고 인상(느낌)만 있다'는 비난에서 붙은 이름이었죠. 하지만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인상주의는 새로운 화풍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고루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잘 팔리는, 또 가장 비싼 화풍이 되었죠. 같은 근대미술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입체파, 초현실주의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Pablo Picasso, The Weeping Woman, ©TIME
하지만 오늘날 컬렉터들이 이 근대미술 작품을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근대미술 작가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작품 수가 한정되어 있고, 남은 작품을 두고 경쟁해야 하기에 점점 가격도 오르고 있죠. 그렇다면, 인상주의만큼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 작품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미술 작품에 눈길을 돌리는 것입니다.
현대미술은 그 난해함 때문에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의심받곤 하지만, 근대미술 작업 역시 당시에는 현대미술이었습니다. 근대미술에 들어가는 피카소의 입체파 작업들은 당시에 기괴한 모습 때문에 배척당했지만, 오늘날엔 평균가 100억 원을 가볍게 넘기고 있죠. '입체파'라는 전에 없던 새로운 사조를 선도한 덕분입니다. 예술에 있어서 모든 새로운 사조는 초기에 비난받습니다. 동시에, 오늘날 인정받는 근대미술 작품은 모두 당시에 현대미술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Daniel Arsham, Veiled Porsche, 2022 ©Artsy
그렇다면 어디부터가 현대미술의 시작일까요?
현대미술은 시기적으로는 1950년대 이후의 작품을 의미합니다. 근대미술 이후, 뉴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추상표현주의, 색면추상, 팝아트, 미니멀아트, 개념미술 작품이 여기에 포함되죠. 이 작업들은 투자적으로 봤을 때, 근대 미술보다 저렴하면서 동시대 미술보다 보장된 작품이 많아 수익을 내기 쉽습니다. 덕분에 현대미술은 꾸준히 시장에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죠.
또 이전의 미술시장 흐름과 달리, 전세계적으로 수집가층이 젊어지고 있는데요. 현대미술의 실험적인 기법과 화려한 색감, 독특한 아이디어는 젊은 컬렉터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역시 우리가 현대미술에 집중해야 하는 큰 이유입니다. 미술시장에 세대교체가 일어나면, 그들이 선호하는 작가로 트렌드가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죠.
본인 작품 앞의 데미안 허스트. ©Artland Magazine
물론, 모든 현대미술 작품이 후에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 새로운 사조를 선도하고 있는가'죠. 파리의 인상주의 박물관에 가면, 수 많은 아류 인상주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알고있는 인상주의 작업보다 결코 질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주목받지 못한 건, 트렌드에 앞서가는 예술가가 아닌 뒤따르던 예술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예술가 중 가장 부자라 여겨지는 데미안 허스트는 동물의 사체를 활용한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죽음'은 예술계의 해묵은 주제였지만, 이전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주제를 제시한 것이 높게 평가받았죠. 지금도 그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가며, 현대미술씬을 앞서서 이끌고 있습니다.
María Berrío, Burrow of the Yellow, 2013. © María Berrío. Courtesy of Phillips.
'예술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은 나올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지금도 새로운 예술세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선보이고 있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사조는 탄생하고 이를 뒤따르는 아류작은 생겨납니다. 우리와 같은 시기 활동하는 작가 중, 빠르게 시장을 선도할 작품을 찾는 것. 예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감상하고 소장하기 위한 시작입니다.
Bouquet of Tulips © Jeff Koons
앤디 워홀 2,400 억 원, 제프 쿤스 1, 200억 원, 윌렘 드 쿠닝 854억 원... 경매가 낙찰될 때 마다 전해지는 놀라운 가격들. 우리가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 아마도 이들이 난해한 현대미술 작품이기 때문일 거예요. 현대미술은 시각적으로 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기보다, 작가의 아이디어나 철학이 중요한 작업이 많습니다. 직관적인 아름다움보다, 작품의 맥락과 기반지식이 중시되죠. 때문에 다소 독특하고 난해한 모습을 한 작품이 많은데요. 그렇다보니, 작품의 가격이 주는 충격은 더 크게 와닿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아있죠. 그런 이유 때문일까요, 우리는 유독 현대미술 작품이 잘 팔린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술시장 매출에 압도적 판매량과 판매액을 자랑하는 건 대부분 '근대' 미술작품입니다. 근대미술은, 인상주의, 입체파, 구성주의, 미래파, 초현실주의까지를 아우르는데요. 2008년부터 2013년 간 진행된 전 세계 경매 수치를 보면, 낙찰된 작품 중 43-47%가 근대미술품이었습니다. 오히려 현대미술 작품은 13-16%로 낮은 편이었죠.
(좌) 살롱전이 열리던 당시 루브르 살롱의 모습, Alexandre Jean-Baptist, 1880
(우) 대표적인 인상주의 작업인 Pierre-Auguste Renoir, La Grenouillére, 1869
근대 미술품 중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건, 인상주의입니다. 인상주의 작업은 '낙선전'을 통해 시작됐습니다. 낙선전은 국가에서 선별한 작업을 선보이는 '살롱전'에 입상하지 못한 작가들이 모여 열었던 전시인데요. 그들이 떨어진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죠. 전통적이고 아카데믹한 화풍, 사진같은 섬세한 묘사가 그 시기 잘 그린 그림의 미덕이었는데요. 낙선전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이런 기준을 부정하고, 작가의 시선으로 본 풍경, 미의 기준을 따르지 않은 인물 등 다소 낯선 작업을 선보입니다.
때문에 당시 작업들은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인상주의라는 이름도 '형태는 없고 인상(느낌)만 있다'는 비난에서 붙은 이름이었죠. 하지만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인상주의는 새로운 화풍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고루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잘 팔리는, 또 가장 비싼 화풍이 되었죠. 같은 근대미술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입체파, 초현실주의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Pablo Picasso, The Weeping Woman, ©TIME
하지만 오늘날 컬렉터들이 이 근대미술 작품을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근대미술 작가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작품 수가 한정되어 있고, 남은 작품을 두고 경쟁해야 하기에 점점 가격도 오르고 있죠. 그렇다면, 인상주의만큼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 작품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미술 작품에 눈길을 돌리는 것입니다.
현대미술은 그 난해함 때문에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의심받곤 하지만, 근대미술 작업 역시 당시에는 현대미술이었습니다. 근대미술에 들어가는 피카소의 입체파 작업들은 당시에 기괴한 모습 때문에 배척당했지만, 오늘날엔 평균가 100억 원을 가볍게 넘기고 있죠. '입체파'라는 전에 없던 새로운 사조를 선도한 덕분입니다. 예술에 있어서 모든 새로운 사조는 초기에 비난받습니다. 동시에, 오늘날 인정받는 근대미술 작품은 모두 당시에 현대미술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Daniel Arsham, Veiled Porsche, 2022 ©Artsy
그렇다면 어디부터가 현대미술의 시작일까요?
현대미술은 시기적으로는 1950년대 이후의 작품을 의미합니다. 근대미술 이후, 뉴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추상표현주의, 색면추상, 팝아트, 미니멀아트, 개념미술 작품이 여기에 포함되죠. 이 작업들은 투자적으로 봤을 때, 근대 미술보다 저렴하면서 동시대 미술보다 보장된 작품이 많아 수익을 내기 쉽습니다. 덕분에 현대미술은 꾸준히 시장에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죠.
또 이전의 미술시장 흐름과 달리, 전세계적으로 수집가층이 젊어지고 있는데요. 현대미술의 실험적인 기법과 화려한 색감, 독특한 아이디어는 젊은 컬렉터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역시 우리가 현대미술에 집중해야 하는 큰 이유입니다. 미술시장에 세대교체가 일어나면, 그들이 선호하는 작가로 트렌드가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죠.
본인 작품 앞의 데미안 허스트. ©Artland Magazine
물론, 모든 현대미술 작품이 후에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 새로운 사조를 선도하고 있는가'죠. 파리의 인상주의 박물관에 가면, 수 많은 아류 인상주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알고있는 인상주의 작업보다 결코 질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주목받지 못한 건, 트렌드에 앞서가는 예술가가 아닌 뒤따르던 예술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예술가 중 가장 부자라 여겨지는 데미안 허스트는 동물의 사체를 활용한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죽음'은 예술계의 해묵은 주제였지만, 이전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주제를 제시한 것이 높게 평가받았죠. 지금도 그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가며, 현대미술씬을 앞서서 이끌고 있습니다.
María Berrío, Burrow of the Yellow, 2013. © María Berrío. Courtesy of Phillips.
'예술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은 나올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지금도 새로운 예술세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선보이고 있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사조는 탄생하고 이를 뒤따르는 아류작은 생겨납니다. 우리와 같은 시기 활동하는 작가 중, 빠르게 시장을 선도할 작품을 찾는 것. 예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감상하고 소장하기 위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