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내 아트페어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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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랑미술제


아트페어는, 국내외 갤러리가 모여서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의미합니다. 1년에 한 번씩, 보통 나흘 정도 진행돼요. 국내에서는 세텍이나 코엑스처럼, 박람회가 열리는 곳을 빌려 진행되곤 하기에 규모가 큰 편입니다. 참여하는 갤러리도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10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하고 있고. 작품 수도 많죠. 2천 점~ 4천 점, 많게는 1만 점 이상까지도 전시됩니다. 전시회 평균 작품 수가 100 점 ~ 300 점 정도인 걸 고려하면 정말 많은 수치죠.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술시장으로 자산 유입이 많이 일어나면서, 최근 3-4년 새 우리나라가 가히 아트페어의 나라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코로나 이후 국내 미술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20%, 많게는 40% 정도를 아트페어가 차지했을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았고, 이에 따라 신생 아트페어도 많아졌죠.


물론, 최근에는 시장 침체에 따라 미술품 매출도 줄고, 국내 미술시장 규모도 작아지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트페어는 계속 사랑받고 있어요. 작품 판매액은 줄었지만, 티켓 판매액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죠. 이는 곧, 구매하지 않더라도 ‘감상하러’ 가려는 관객이 많다는 의미인데요. 그런데, 아트페어가 국내에 워낙 많다 보니.. ‘뭘 가야 하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하나씩 소개 드리려 준비했습니다.

 

 

[1] 국내 최초, 최장수 아트페어: 화랑미술제

2024. 4. 3 ~ 4. 7 진행



© 화랑미술제


화랑미술제는 1979년 처음 시작해서, 올해 42년째 진행 중인 아트페어입니다. 화랑미술제의 특별한 점은, ‘연 초에 진행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한 해 아트페어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처럼 여겨집니다. 화랑미술제의 매출을 통해서 연간 매출을 점쳐보기도 하는 바로미터 역할하고 있죠.

 

올해는 4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156개 갤러리에서 9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1만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죠. 참여하는 갤러리의 리스트도 화려했습니다. 국내 가장 대표적인 갤러리인 국제갤러리에서는 장 미셸 오토니엘 등을 선보였고, 갤러리 현대에서는 우리나라 1세대 행위예술가인 이건용 작가, 그리고 실험 미술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강소 작가의 작품도 전시했죠. 이외에도 가나아트, 갤러리 바톤, 조현화랑, 학고재 등이 참여했습니다.


대형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대형 작가들도 상당한 볼거리이지만, 신진작가를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5년째 진행 중입니다. 39세 이하 작가 10명을 선정해 선보이죠. 화랑미술제는 코엑스에서 진행됩니다. 티켓 가격은 일반인은 2만 원, 초중고 재학 중인 학생은 1만 5천 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입니다. 

 

 

[2] 전통과 유산이 가득한: 대구국제아트페어

2024. 5. 3 ~ 5. 5 진행 예정

© 대구국제아트페어


대구국제아트페어, 디아프(Diaf)는 2008년에 처음 시작되어 16년째 진행 중입니다. 대구 화랑협회에서 주최하고 있고,  대구의 지역 특성을 유산처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섬유산업이 발달한 곳입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문화자본이 축적되어 왔고, 서울이나 부산 같은 국내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더 일찍 컬렉터층이 형성되고 미술 인구가 늘었다고 해요.


앞서 국내 최초 아트페어로 화랑미술제 언급했는데, 화랑미술제가 1979년 시작입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대구에서 대구현대미술제라는 이름으로 1974년에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한 만큼 대단히 실험적이었다고 하고, 5년 정도만 진행되고 멈추었지만 국내 미술에 있어서 대구의 위상을 보여준 행사였습니다. 


이를 유산을 계승해서 진행되는 게 대구국제아트페어인 만큼, 전통성을 느껴볼 수 있는 행사입니다. 디아프는 대구 엑스코에서 진행되고, 매년 5월에 진행됩니다. 첫날인 VIP 프리뷰 날 티켓은 6만 원, 일반 티켓은 1만 5천 원입니다.



[3] 럭셔리와 프리미엄의 극치: 아트부산

2024. 5. 9 ~ 5. 12 진행 예정

© 아트부산


아트부산은 매년 5월에 진행됩니다. 올해로 13년 째를 맞이하죠. 또 강력한 매출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트부산의 독특한 점은 ‘프리미엄’을 내세웠다는 겁니다. 하이엔드 브랜드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도 하고, 세계 2대 아트페어에서 주로 진행하는 멤버십 서비스도 진행 중이죠. 그래서 단순히 미술 애호가 뿐만 아니라, 하이엔드, 럭셔리 라이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많은 소구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국내 아트페어 중 판매액, 방문객 기준 전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해요. 다른 아트페어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럭셔리를 추구하면서 최고 매출을 달성한 것이죠. 아트부산은 벡스코에서 매년 5월에 진행되됩니다. 티켓 가격은 대구국제아트페와 마찬가지로 날짜별로 다릅니다. 첫날인 VIP 프리뷰 데이엔 15만 원, 일반 티켓은 3만 원입니다. 

 

 

[4] 세계 2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매년 9월 진행

© FRIEZE SEOUL


국내 아트페어 중 하이라이트는 9월에 찾아오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입니다. ’프리즈 서울’은 올해 9월이 되면 3회째를 맞이합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아트페어고. 3년 전에 아시아 지역에서 아트페어 진행하면서 서울로 진출했죠. 키아프와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는데요. 


프리즈가 처음 국내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미술계가 난리였습니다. 세계 2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큰 페어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많은 이들의 기대만큼이나 큰 성과를 첫해에 냈습니다. 프리즈는 공식적인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대략 6천억 원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추정치가 나왔습니다. 나흘간 기록한 매출이라는 걸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이죠. 


이렇게 큰 매출을 낼 수 있는 기반에는 프리즈의 기획력이 있는데요. 프리즈는 섹션을 세 개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통상 아트페어에서 볼 수 있는 메인 섹션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포커스 아시아라는 섹션 진행해 아시아 작가들 작품만 선보이는 섹션이 따로 있죠. 



© FRIEZE SEOUL


핵심은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입니다.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대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섹션이자, 프리즈의 시그니처 섹션이죠. 고대 작품은 물론이고 피카소나 달리 같은 거장들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프리즈 아트페어가 진행될 때마다, 프리즈 마스터스가 가장 많은 인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프리즈는 매년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VIP 프리뷰 날은 25만 원, 일반 티켓은 8만 원, 학생은 5만 5천 원입니다. 

 

 

[5] 한국 3대 아트페어: 키아프

매년 9월 진행

© Kiaf Seoul


프리즈가 서울에 진출했을 때, 기존 국내 대표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동시 개최를 진행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되죠. 하지만 ‘키아프’도 그 자체로 명성이 상당합니다. 2002년부터 시작해 20년 넘은 장수 아트페어죠. 키아프도 ‘화랑미술제'를 진행하는 한국화랑협회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행사인데요. 화랑미술제보다 역사는 짧지만,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국내 아트페어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죠.

 

3년 전부터 ‘프리즈 서울’과 공동 개최를 진행하며, 프리즈 티켓이 있으면 키아프도 같은 티켓으로 입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프리즈 아트페어 하나만 진행하더라도 만 점 넘는 작품이 선보이는데, 그만큼의 규모인 키아프가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작품 수가 상당합니다. 이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해요. 프리즈만 보고 자리를 뜨는 관객도 많았습니다. 또, 국내 아트페어가 아닌 해외 아트페어로 컬렉터가 쏠리면서 국내 미술시장으로 갈 수 있는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시각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프리즈 동반 개최 이후,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대폭 증가한 점은 의미 있게 여겨집니다. 


 

[6] 부산의 지역특성을 적극 활용한: 부산국제아트페어

매년 12월 진행

© 부산국제아트페어 BAMA


부산국제아트페어, BAMA라고도 불립니다. 바마는 2007년에 시작되어, 17년째 진행 중인 아트페어에요. 그리고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그래서 부산이라는 지역 특성이 강하지만, 부산 지역 작가들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규모가 글로벌하죠. 한국 인도 수교 50주년 기념 전시를 아트페어에서 선보이기도 하고, 일본, 네덜란드 같은 전통적인 미술 강국뿐만 아니라, 신흥 미술 강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이나, 평소 접하기 힘든 베네수엘라 같은 다양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부산이라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서 아시아 미술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나가는 중이죠. 국내 아트페어 중 매력적인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행사입니다. BAMA는 벡스코에서 매년 12월에 진행되고, 일반은 1만 원, 학생은 5천 원에 관람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 아트페어가 많은 인기를 끌면서, 문제의식도 떠올랐습니다. 이런 대형 아트페어에는 주로 이름을 이미 알린 대형 작가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그들만의 리그가 견고해진다는 것이었죠. 또 젊은 신진작가들의 설자리도 많지 않고요. 그 결과 작은 규모의 아트페어들도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규모만큼, 예리한 기획력을 선보이죠. 


 

[7] 소형 아트페어의 저력: 아시아프

매년 7월 경 진행

© ASYAAF


첫째로는 아시아프입니다. 2008년 처음 시작된 아트페어에요. 아시아 국적을 가진 대학생, 35세 이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합니다. 작품 판매는 아트페어인 만큼 당연히 진행되는데, 중점은 신진 작가 발굴. 학부생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신진 작가에 열려있어요. 그리고 젊은 작가들인 만큼 가격대도 저렴한 편입니다. 10만 원 정도의 작품도 많아요. 또 잠재력 가진 작가 발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찐 컬렉터들이 많이 찾는 아트페어입니다. 티켓도 저렴한 편이에요. 일반 티켓 8천 원,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은 5천 원입니다.

 

 

[8] 럭셔리 아트웍과 가구들: 디파인 서울

11월 진행 예정

© Define Seoul


둘째로는 디파인 서울입니다. 작년인 2023년 처음 시작된 신생 페어에요. 미술품과 하이엔드 가구를 함께 선보이는 아트페어입니다. 아트부산에서 새롭게 론칭했죠. 디파인 서울의 독특한 점은, 작품뿐만 아니라 디자인 가구, 조명 등 인테리어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또 특별한 점은 마치 전시회처럼, ‘주제'를 가지고 기획한다는 겁니다. 작년의 주제는 ‘사물의 내면'이었는데, 우리가 자주 쓰는 사물들에 담긴 내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가구들을 선보였어요.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가구들이 많았죠. 


아트부산이 럭셔리를 추구했던 아트페어라 언급했는데, 디파인 서울은 더 적극적으로 럭셔리를 추구합니다. 티켓 가격도 이를 반영하듯 높은 편이에요. 프리뷰 티켓은 8만 원, 일반 티켓은 2만 4천 원입니다. 

 

 

[9] MZ 컬렉터의 성지: 어반 브레이크

매년 7월 경 진행

© Urban Break


마지막으로는 어반 브레이크입니다. 완전히 영 컬렉터를 타게팅 한 아트페어에요. 스트리트 아트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선보이는 작가들도 통통 튀는 편이에요. RM이 사랑한 작가로 잘 알려진 카우스, CHAT GPT 4를 활용한 미술 작품, 웹툰 작가들 작품을 선보이기도 해요. <외모지상주의>의 박태준 작가, <럭키짱>의 김성모 작가도 이 아트페어에 참여했었죠. 젊은 컬렉터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티켓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일반 티켓은 2만 5천 원, 청소년은 1만 5천 원이에요. 미취학 아동은 무료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화랑미술제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아트페어의 인기도 흥행 중이에요.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시장이 소구하는 작가들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작년부터는 작품 판매액보다 티켓 판매액이 높아지는 흐름도 보이고 있는데요. 그만큼 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장에 대한 욕심까진 아니더라도, 감상과 함양에 대한 니즈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요.  


모든 아트페어가 유료로 진행되고, 티켓 가격이 좀 있는 페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트페어는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좋습니다. 또 수많은 작품을 하루 만에 감상하며, 나의 취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요. 한 번쯤 취향에 맞는 아트페어에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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