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 미스치프 전시: Nothing is Sacred

미스치프 전시 포스터 © 대림미술관


상업적인 현대미술씬에 미스치프의 등장이라..!

예술계 판도를 바꾼 게임체인저, 미스치프가 한국에 왔습니다. 미스치프는 30명의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아티스트 그룹이에요. 이 그룹 안에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개발자, 비즈니스 맨, 변호사 등 다양한 인물들이 있답니다. 


다양한 이들이 모인 만큼, 이들이 내놓는 작품도 다채로워요. 신발부터 미술작품, 총을 개조한 칼, 게임, 사회실험 등 못하는 게 없죠. 이들은 2주에 한번씩 미스치프 홈페이지에 이를 한정판 작품으로 내놓습니다. 한정 수량이 다 팔리면 절대 다시 출시되는 일은 없어요.


전시 전경과 빅 레드 부츠 © 대림미술관

최근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미스치프 작품은 <빅 레드 부츠 BIG RED BOOTS>입니다. 아톰의 신발을 그대로 구현해 판매한 신발이에요. 때문에 아톰 슈즈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수많은 셀럽이 신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 지금도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이에요. 가격은 350달러, 한화 약 40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리셀가는 세 배이상이라고 해요.


Jesus Shoes (2019) © MSCHF

일찍이 이들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도 또다른 신발작업이었습니다. 나이키의 에어맥스 97을 커스텀해서 제작한 '예수 신발'과 '사탄 신발'입니다. 이 작업은 운동화의 에어쿠션 부분에 무언가를 주입해 만들어졌습니다. 예수 신발에는 실제 성수를 넣었다고 해요. 요르단 강에서 공수하고, 브루클린 신부에게 축복받은 것이죠. 모든 예수 신발엔 60cc의 성수가 들어가요. 잘 보이게 푸른색 안료도 소량 첨가됐고요.


Satan Shoes (2021) © MSCHF

사탄 신발에는 실제 사람의 피 한 방울을 넣었습니다. 미스치프 팀원들의 피라고 하는데요. 이 신발은 딱 666켤레만 제작됐어요. 약 115만 원에 나왔는데, 1분도 안되어 매진됐습니다. 


흥미로운 건, 예수 신발과 사탄 신발 모두 나이키와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에요. 이 때문에 나이키와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결국 나이키가 승소하며, 전량 리콜 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현대미술과 미스치프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쪼개 판매한 <Severed Spots> (2020) © MSCHF

미스치프는 현대미술도 수위 높게 다루는 집단입니다. 이전에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스팟 페인팅>을 해체해 판매한 작업이 잘 알려져 있는데요. 스폿 페인팅은 데미안 허스트의 스테디셀러 작품입니다. 규칙적으로 놓인 동그란 원 여러 개가 다양한 색깔로 칠한 작품이죠. 미스치프는 이 작품을 약 4천만 원에 구입한 후, 작품의 점들을 한 조각씩 잘라 나눈 후 개별의 작품으로 만듭니다. 


그렇게 분해된 스팟은 한 점에 60만 원을 시작가로 경매에 부쳐졌어요. 원래 스폿이 붙어있던 종이까지 판매됐죠. 그렇게 최종 경매가는 총 4억 원에 이르러, 원본의 10배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은 절대 건들 수 없는 것인가'하는 질문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존재하는지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죠. 이번 전시의 제목, <Nothing is Sacred> 처럼요. 


<Possibly Real Copy of 'Faires' of Andy Warhol> (2021) © MSCHF

현대미술의 성역을 건든 작품은 하나 더 있습니다. 앤디 워홀의 작품 <Faries>를 999개 복제해 판매한 작품이죠. 매우 정교하게 제작하여, 진품과 구분할 수 없어요. 작품을 제작한 미스치프 본인들도 무엇이 진품인지 알기 어렵다고 합니다. 보증서까지 완벽하게 복제해 냈거든요. 


그리고 미스치프는 진품 1점과 복제품 999점을 함께 판매합니다. 1/1000의 확률로 진품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었죠. 작품은 한 장당 약 30만 원에 팔렸고, 미스치프는 다시 한번 10배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 작업은 소수의 미술품이 고가에 팔려나가는 세태를 비판한 작업이었습니다. 동시에 미술품 위작에 대한 경각심도 준 기획이었어요. 미스치프의 발칙함을 제대로 보여준 덕분에, 많은 아트러버의 지지도 얻었고요. 



법적 분쟁과 미스치프

<Nothing is Sacred> 전시 두 번째 섹션 전경 © 대림미술관

기업과 협의 없이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고, 작가 작품을 구매해 해체하거나 복제품을 만드는 등 미스치프의 행보는 상당히 파격적입니다. 자연스레 저작권 이슈를 떠올리게 만드는데요. 실제로 미스치프는 많은 소송에 휩싸이기도 했어요. 나이키 뿐만 아니라 서브웨이, 반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 소송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죠. 


하지만 미스치프에는 유능한 팀원이 있어요. 존 벨케스터, 오바마 전 대통령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저작권이나 법적 이슈를 전담하는 팀원 덕에, 미스치프는 사회적 제약을 뒤로한 채 자유롭고 파격적인, 발칙한 작업들을 선보일 수 있었죠. 


<Nothing is Sacred> 전시 세 번째 섹션 전경 © 대림미술관

대중의 반응은 호의적인 편이지만, 부정적 시선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논란과 화제성만 좇는 마케팅 집단이라 보는 시각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치프는 "논란은 우리 작품을 더 단단하게 만들 뿐이고, 작품의 화제성을 더 높일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위험한 수위로 현대미술과 브랜드를 건들며,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예술가 집단, 미스치프. 그들의 전시가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진행됩니다. 최초로 진행되는 전시를 서울에서 하는 이유도 미스치프스러워요. '처음으로 제안 준 곳이 대림미술관이었기 때문'이죠. 많은 것이 선명하고 편리하고 보편적인 오늘날, 완전히 새로운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고픈 분들께 미스치프 전시 추천드립니다.




전시 장소 | 서울 대림미술관

전시 기간 | 2023년 11월 10일 - 2024년 3월 31일

티켓 가격 | 성인 기준 1만 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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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pleasant and pleasant should inexplicably overlap in 

a sort of beautiful, feverish madness, 

in the end impolding under an overwhelming number of interpretive possibilities.


작품을 감상할 때 아름답고 과열된 광기와 함께 

불쾌한 감정과 유쾌한 감정이 공존한다. 

그러한 감상은 엄청난 해석의 여지를 무한히 확장시킨다.

 - 피터 피슬리 Peter Fischli 1952~